리뷰 & 뉴스 HEIS의 리뷰 & 뉴스를 알려드립니다
제목 | The Sound of Silence, 침묵의 소리를 깨우다 | ||
---|---|---|---|
작성자 | 관리자 | 등록일 | 2016-02-16 |
조회 | 6,198 | ||
심 오디오를 처음 알게 된 것은 꽤 오래 되었지만 지금처럼 해외 잡지나 국내 오디오파일들 사이에서 자주 입에 오르내리는 메이커가 될 줄은 몰랐다. 십여 년 전만 해도 국내에 심오디오 유저는 극소수였고 간단한 정보조차도 얻기 어려웠다. 해외 매체에서 알 수 있었던 그 음질적 특징과 메이커에 대한 신뢰 그리고 그들의 정직한 제품 설계, 제조 사후 관리는 매우 합리적이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빠르고 정확한 트랜지언트 반응과 착색을 배제하고 매우 강력한 드라이빙 능력을 겸비한 앰프를 찾다가 심오디오의 진가를 발견했다. 처 음 접한 것이 I-7RS 인티앰프였는데 아직도 그 앰프를 처음 들었을 때 감흥이 뇌리에 선명하다. 마크 레빈슨, 제프 롤랜드, 매킨토시 등이 대세였던 당시 I-7RS 같은 앰프는 상대적으로 매우 낮은 가격에 훨씬 더 높은 가격대 제품들보다 더 큰 만족감을 주었다. 하지만 지금의 심오디오와는 달리 약간은 건조하고 딱딱하다는 핀잔을 받기도 했다. 오디오파일, 순수 음악 애호가들의 경우 성능의 수준과 취향 등에 따라 세 가지 부류가 있다는 것을 깊게 인지한 것도 당시였다. 그리고 리뷰어도 이 세 가지 그룹 안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걸 느낀다. 첫 번째 그룹은 현실의 공연장, 또는 스튜디오에서 직접 연주되는 음악과 동일한 음질을 홈 오디오에서 찾는 사람들이다. 그리고 두 번째는 레코드 또는 대중에게 배포된 음원에 충실한 소리를 추구하는 사람들이 있다. 설령 그것이 실제 콘서트홀에서 연주되는 음향과 다르더라도 말이다. 그리고 마지막으로는 음향에 대해 어떤 객관화된 기준이 없이 그저 자신이 좋아하는 음악을 어떻게든 좋은 음질로 듣길 원하는 사람들이다. 어떤 사람은 달콤하고 풍부한 잔향이 넘치며 저역이 다소 퍼지는 것을 좋아하기도 하며 어떤 사람은 매서울정도로 각이 서있고 레코딩에 기록된 것보다 더욱 웅장한 소리를 원한다. 하 지만 녹음 현장에서 마이크가 사람이 듣는 방식과 동일한 특성을 가질 리가 없다. 아무리 정교하고 절대적인 성능의 마이크와 녹음 장비도 사람의 귀와 완벽히 동일한 순 없다. 게다가 사람들이 듣고 받아들이는 방식이 다르며 결과적으로 선호하는 소리가 다르다. 아마도 심오디오는 이러한 결코 풀 수 없는 수수께끼 같은 딜레마를 일찍 알려준 메이커가 아닐까한다. 왜냐면 그 때까지만 해도 나는 매우 선호했지만 호불호가 극히 갈리는 소리였기 때문이다.
심 오디오의 이런 특성이 급격히 바뀌기 시작한 것은 문 에볼루션 650D 와 750D 그리고 문 네오 시리즈가 출시되면서부터다. 특히 네오 380D 소스기기는 매우 충격적인 제품으로 다가왔다. 기존에 “심오디오=앰프” 라는 선입견을 깨고 매우 걸출한 소스기기가 새로운 라인업으로 출시되었기 때문이다. 그보다 앞서 650D 는 CDT + DAC 라는 컨셉으로 지처가던 선발 하이엔드 주자들을 긴장시키기에 충분했다. 그리고 많은 하이엔드 오디오 유저들이 소스기기를 문 에볼루션 650D 또는 네오 380D 로 옮겨 탔다. 뒤 늦게 심오디오의 디지털 소스기기가 대중의 찬사를 받은 것은 기존에 쌓아온 그들만의 독자적이고 정직한 설계와 가격 정책 때문이다. 그리고 그 무엇보다 정확한 소리를 내주며 합리적인 가격을 고수하는 흔치않은 메이커였다는 점도 크게 작용했다. 위에 언급한 세 가지 그룹은 공통적으로 ‘좋은’ 소리를 듣고 싶어 한다. 이 ‘좋은 음’의 기준이 무엇인지 애매모호해지고 있는 요즘 심오디오는 어떤 기준이 되어주고 있다. 이것은 어떤 사람에겐 극도로 사랑을 받고 어떤 이에겐 최악의 기기가 평가받는, 그런 종류의 기기가 될 확률이 거의 없다는 얘기다. 여러 사람들을 모아놓고 비교 시청을 해봐도 심오디오의 현재 디지털 소스기기는 여타 장점과 단점에서 극단을 달리는 여타 하이엔드 디지털 기기와 달리 평균 점수가 매우 높은 평가를 받는 이유이기도하다. 나 는 기존 네오 380D를 몇 차례에 걸쳐 리뷰하고 사용해오면서 동일한 가격대 어떤 DAC 보다 만족스러웠다. 하지만 일부 음악에서는 여러 악기가 출몰하는 레코딩에서 각 악기의 실체감이 더욱 더 묵직하고 뚜렷하게 표현되었으면 하는 바램이 간혹 있었다. 이것은 매우 상대적인 것이어서 해당 가격대에서 레퍼런스급 DAC 의 성능을 바라는 과욕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5백원 미만에서 380D보다 더 뛰어난 DAC을 나는 아직 보지 못했다.
결 론부터 말하자만 이번에 새롭게 출시된 문 에볼루션 780D 는 380D 는 물론이며 같은 문 에볼루션 650D 에서도 사용자에 따라 약간씩 아쉬웠던 점들이 눈 녹듯 사라졌다. 내가 접해본 소스기기 중에서도 평균적으로 접할 수 없었던 정보량과 밸런스, 분해력과 편리한 유저 인터페이스를 골고루 갖춘 흔치 않은 DAC 겸 스트리머다. 하드웨어나 소프트웨어에서의 사소한 문제점을 알고도 사용자끼리 묵인하는 사례를 종종 보아왔지만 솔직히 그러한 점은 눈곱만큼도 찾을 수가 없다. 단지 심오디오 라인업 내부에서 플래그십이 아니라 해당 가격 레인지 안에서 레퍼런스 디지털 소스기기의 등장이다. 확 인차 심오디오의 라인업을 살펴보길 바란다. 입문기에서 260D 라는 DAC 겸 CDT 가 있고 그 위로는 네오 280D 라는 단독 DAC 가 위치한다. 그리고 그 바로 위에 심오디오 디지털 소스기기의 분수령 380D가 있다. 여기까지가 심오디오의 입문에서 중급까지 라인업으로 문 에볼루션이라는 플래그십 소스기기의 성능을 트리클다운한 모델들이다. 이 다음부터는 단지 문 에볼루션과 유사한 것이 아니라 진짜 문 에볼루션 플래그십 소스기기가 위치한다. 650D 가 맨 앞단에 위치하고 뒤를 이어 CDT+DAC 라는 설계 컨셉 하에 상급기로 만든 750D가 존재한다. 문 에볼루션부터는 섀시 자체가 네오와는 달리 더 두껍고 무거우며 방진 설계가 철저해진 알루미늄 섀시로 만들어진다. 네 모서리에 기둥이 설치되고 전체 크기도 매우 커진다. 물론 무게도 무려 두 배 정도로 무거워진다. 또한 옵션 사항인 820S 외장 전원부를 붙일 수 있다. 마지막으로 최상위 기기가 780D 로 CDT 기능은 과감히 제거하고 단독 DAC 로 설계되었다.
솔 직히 말하자면 나는 크리스마스 이브 저녁부터 일요일까지 이어진 황금연휴를 780D 덕분에 반납해야 했다. 누가 시켜서가 아니라 실제로 매우 뛰어난 음질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음악을 즐겼기 때문이다. EMM LABS 나 dCS 또는 MSB DAC 등과 함께 나의 리스닝 룸을 지나간 제품들 중 가장 집중적으로 오랫동안 음악을 즐기게 만들었다. B&W 801, KEF LS50 외에 입수 가능한 모든 앰프와 소스기기들을 동원해 청음했고 MiND 모듈이 기본 장착되어 있어 NAS를 사용, 네트워크 스트리밍 위주로 편리한 감상이 가능했다. 또 한 운 좋게도 얼마 전 리뷰한 네오 380D DSD 버전도 가지고 있어 비교도 되었다. 무엇보다 이런 집중적인 음악 감상이 가능했던 것은 왜곡 없이 마치 레코딩 현장의 그것과 같은 소릴 만들어내 내 앞에 고스란히 옮겨주었기 때문이다. 만일 윌슨 Sasha 나 락포트 Atria, Avior 같은 스피커가 있었다면 더 좋았을 것 같다는 아쉬움이 들 정도로 780D는 매우 인상적인 퍼포먼스를 뽐냈다.
DAC 칩셋으로 ES9018S을 채널당 1개씩 탑재해 풀 밸런스 디퍼렌셜, 듀얼 모노 설계로 만든 780D 는 문 에볼루션이라는 이름값을 톡톡히 하고 있다. 현존하는 클럭 중 가장 우수한 클럭 중 하나인 펨토 세컨드 클럭을 적용해 지터를 150펨토초까지 낮춘 것도 매우 낮은 디스토션 레벨을 만드는 데 크게 기여한 것으로 추측된다. ‘Sound of silence’ 라는 표현이 어울릴 듯한 고요한 배경과 낮은 레벨에서의 마이크로 다이내믹스, 해상도는 클럭 정밀도가 크게 기여한 것으로 보인다. 더
불어 대편성 교향곡 등 매우 큰 다이내믹레인지 소화 능력은 전원부에서 그 이유를 찾을 수 있을 것 같다. 780D에는 디지털
변환과 아날로그 출력단을 제외하면 전체 기판의 1/3 이 전원부에 할애되어 있다. 여기엔 초고속 스피드로 작동하는 스위칭과 리니어
정류단을 결합한 MHP(Moon Hybrid Power)라는 고성능 전원부가 별도의 섀시에 수납되어 한편에 자리한다. 이를 통해
매우 안정적이며 노이즈가 저감된 DC 전류를 빠르고 정확하게 전달할 수 있다. 아울러 740P 등 레퍼런스급 프리앰프에 적용되는 M-LoVo 방식 2단 DC 정류단 및 DC 필터링을 위한 i²DCf 서킷 등 노이즈 없는 정교하고 빠른 DC 전원 공급을 위해 2중, 3중으로 대책을 세워놓았다. |
다음글 | Moon 888 monoblocs to launch in UK for £125.00 a pair |
---|---|
이전글 |